
울산현대가 혈투 끝에 라이벌 포항스틸러스를 제압하고 FA컵 결승에 진출했다.
울산은 23일 오후 7시 30분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 2020 하나은행 FA컵 4강(6라운드)서 90분을 1-1로 비긴 뒤 연장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부차기에서 수문장 조현우 선방 덕에 4-3 승리를 거두고 2018년(당시 준우승) 이후 2년 만에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2017년 FA컵 첫 우승을 차지했던 울산이 3년 만에 정상을 두드린다. 성남FC를 1-0으로 꺾은 전북 현대와 격돌한다. 현대가 더비가 성사됐다.
홈팀 울산은 4-1-4-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원톱에 비욘존슨이 배치, 뒤에서 김인성-신진호-고명진-이청용이 지원 사격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 원두재, 포백은 홍철-불투이스-정승현-김태환이 나섰다. 골키퍼 장갑을 조현우가 꼈다.
초반부터 울산이 적극적으로 라인을 올리며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8분 비욘존슨이 단독 돌파를 시도, 페널티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1분 뒤 포항 송민규의 슈팅을 조현우가 잡았다.
긴장감이 돌던 전반 12분, 울산의 뼈아픈 실수가 나왔다. 김태환이 자기 진영 터치라인에서 왼발로 백패스했다. 볼이 지나치게 높게 떴고 강도도 셌다. 골문을 비웠던 조현우가 발을 뻗었지만 이미 늦은 상황. 자책골로 연결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울산은 전반 20분 이청용이 포항 진영에서 하창래와 충돌 후 쓰러져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핵심 선수를 잃을 뻔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23분 신진호가 일류첸코를 가격해 경고를 받았다.
전반 26분 울산 김인성이 상대 아크에서 헛다리 후 때린 왼발 슈팅을 때렸다. 강현무가 선방했다. 27분 코너킥에서 비욘존슨의 헤딩슛이 골대를 강타했다.
안정을 찾은 울산이 재차 고삐를 당겼다. 전반 37분 김태환 크로스에 이은 비욘존슨의 문전 논스톱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막판 울산이 동점골을 노렸지만, 결정적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울산은 이청용, 고명진을 빼고 주니오, 윤빛가람을 투입했다. 전반과 달리 울산이 침착히 경기를 풀어갔다. 후반 7분 포항 아크에서 반칙을 얻었다. 8분 홍철의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이 골대를 맞았다. 문전에서 세컨드 볼을 김인성이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원점이 된 후 분위기는 뜨거워졌다. 후반 10분 신진호와 하창래가 터치라인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포항이 공세를 올렸다. 12분 팔라시오스, 15분 이광혁의 연이은 슈팅을 조현우가 슈퍼세이브했다. 울산은 후반 19분 김인성이 수비수 두 명 사이를 뚫고 박스 안을 파고들어 크로스했다. 주니오의 재치 있는 힐킥 슈팅이 강현무 품에 안겼다.
울산은 후반 24분 비욘존슨이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25분 신진호가 포항 박스에서 날린 슈팅이 수비수를 맞았다. 위기도 있었다. 후반 37분 울산 문전에서 일류첸코가 헤딩슛했다. 이때 조현우가 잽싸게 몸을 날려 막았다. 주심이 VAR 관제센터와 교신 후 노 골이 선언됐다. 40분 팔로세비치의 슈팅을 조현우가 선방하며 위기를 넘겼다.
울산도 막판 피치를 올렸다. 후반 45분 포항 박스 안에서 주니오 패스를 받은 윤빛가람의 슈팅이 수비수에게 막혔다. 끝내 골이 터지지 않으면서 연장에 돌입했다.
연장 전반 울산이 유리하게 끌고 갔다. 4분 윤빛가람이 측면에서 예리한 크로스를 올렸지만, 동료에게 닿지 않았다. 6분 주니오가 문전에서 찬 왼발 슈팅이 강현무에게 막혔다. 이 과정에서 부심의 기가 올라갔다. 11분 이동경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신진호에게 휴식을 줬다. 13분 포항 팔로세비치의 중거리 슈팅을 조현우가 방어했다.
연장 후반 울산은 결승골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7분 아크 먼 거리에서 주니오의 프리킥이 떴다. 13분 윤빛가람의 프리킥을 불투이스가 문전 헤딩슛했으나 수비수 머리를 강타했다. 골은 터지지 않았고 연장 30분도 무득점으로 끝났다. 승부차기에서 조현우의 신들린 선방쇼에 힘입어 4-3 승리하며 결승에 안착했다.